오늘은 눈으로만 봐도 너무 이쁘고 한 입에 넣든 두 입 나눠 먹든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이 환상적인 마카롱입니당.
마카롱은 어렸을 때 TV로 먼저 접했다. 귀여운 동그란 형태에 예쁜 파스텔톤의 마카롱은 바로 눈길을 사로잡았고, 외국인이 한 입에 넣자마자 음~ 하는 리액션덕에 입 맛을 다신 적이 많았다
대체 무슨 맛이기에 저렇게 행복한 모습을 보여주는 거지? 너무 너무 궁금한데 아직 집 앞 파리바게트에선 팔지 않아 상상만 가득했었다. 솜사탕처럼 그냥 달콤하기만 할까? 식감은 식빵처럼 부드러운 맛? 아니면 바게트처럼 겉은 딱딱한데 속은 촉촉한 맛? 색깔도 다양한데 혹시 갈색은 초코고 핑크는 딸기맛? 그럼 난 무조건 초코맛으로 먼저 먹고 싶다고 두근거리며 상상하곤 했다.
그러다 어느날 우리 집 앞에 새로운 빵집이 생긴다는 소식이 들렸다. 고딩 때 쯤, 기존의 프렌차이즈 대신에 개인의 이름을 걸은 명장의 빵집들이 유행하기 시작하더니 내가 사는 시골에도 생겼다. 세상에 자기 이름과 얼굴까지 내걸었다면 당근 엄청난 기술이 담긴 빵을 먹을 수 있는 거겠지? 라며 기대를 하고 기다렸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역시나 야자를 하고 달을 보면서 집에 돌아온 어느 날이었다.
엄마가 반가운 표정으로 뭐 샀는지 맞추어 보라 묻기에 나도 같이 신나게 물어봤다. 무엇을 샀길레 이렇게 밝냐 묻자 엄마가 이번에 새로 생긴 빵집에 마카롱을 사왔다고 했다. 내가 평소에 TV에 나온 마카롱을 보고 한번 먹어보고 싶다한 말을 기억했던 엄마가 가게 진열대에서 보자마자 사와준 것이었다.
세상에나아아아. 드디어 마카롱을 먹어보다니. 아마 야자를 해 본 사람이라면 하교 후에 먹고싶었던 간식이 놓여있는 순간의 행복을 절대 잊을 수 없을거며, 극공감할 거라 확신한다. 진짜 세상 다 가진 힐링이었다.
심지어 명장의 마카롱은 영상으로 본 것보다 훨씬 큰 손바닥만한 크기에 기다란 박스에 몇 개 안 든게 가격도 살벌했다. 참고로 아직 뚱카롱이 나오기 전이었기에 더 신기했다. 특별히 엄마가 사다준 것이 너무 고마웠고 엄청난 기대로 먹은 첫 마카롱 맛은... 우엑이었다. 진짜 엄마 버프로도 어쩔 수 없을 정도로 심각했다. 엄마도 내 표정을 보고 왜 그러냐며 한 입 먹더니 당황했었다.
엄청나게 딱딱한 꼬끄를 겨우 이로 부숴서 안 쪽의 잼처럼 진득한 필링을 먹을 수 있었는데 맛조차 심각했다. 그건 나중에 진짜 마카롱을 먹고서야 가짜라고 확신했다. 마카롱이 아니라 그냥 마카롱을 따라 자기식대로 만든 알 수 없는 딱딱한 무언가였다. 절대 과자라고 부르기도 싫고 사탕류라고 부를 수도 없는 무언가였다. 그냥 연금술에 실패한 키메라같은 존재였다. 대체 왜 이걸 큰 돈 받고 자기 이름까지 걸면서 파는건지 화가나다 못해 기가차는 맛이었다.
우리 가족 모두 이게 뭐냐며 다들 한 소리 하고 나머진 버렸던 기억이난다. 덕분에 그 빵집에 대해서도 좋은 인상을 못 가지고 직접 가서 다른 빵을 사 먹기까지 세월이 흘렀다. 암튼 그 이후로 다행히 주변에 마카롱 전문 가게가 또 생겨서 맛볼 수 있었고 드디어 진짜 맛있는 마카롱을 맛볼 수 있었다.
처음 한 입 베어물면 부드럽고 조금은 쫀득한 식감의 꼬끄가 인사해준다. 그 뒤에 부드러운 크림인 필링이 입 안에서 퍼지면서 꼬끄와 함께 섞이자 행복한 힐링을 주는 맛이었다. 왜 사람들이 마카롱을 먹고 그렇게 행복한 미소를 짓는지 알 수 있을 정도였다. 눈으로도 기분 좋은 행복을 주는 예쁜 마카롱을 하나씩 골라 맛보는 즐거움까지 큰 덕에 이건 천상의 힐링 맛을 주는 디저트임을 확신했다. 다만 가격도 살벌했지만 가치있다 여길 정도로 너무 맛있는 힐링이다.
내가 좋아하는 초코맛부터 우유맛, 황치즈맛, 크림치즈맛, 딸기맛, 바닐라, 말차, 오레오, 블루베리, 바나나 등등. 종류는 셀 수 없이 많은데다 모양도 장인들이 어쩜 그렇게 예쁘게 잘 만드는지. 만드는 영상만 보는 것도 큰 힐링이 될 정도다.
심지어 한 입에만 끝내기 아쉬움을 달래주는 뚱카롱도 있다. 한국 패치가 걸리니 역시 아쉬운 점까지 보완해서 재탄생한 뚱카롱은 여러 입 먹을 수 있는 행복을 준다. 물론 프랑스인들은 매우 싫어하는 디저트지만ㅎㅎ. 그래도 한국에 온 이상 마개조는 절대 피할 수 없는 수순이며 심지어 더 맛있게 된 거라 난 당근 환영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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